이제 좀 생각할 머리가 생겼달까.
그래도 입맛은 돌아오지 않는지 그렇게 좋아하는 파스타가 너무 시어서 먹을 수가 없어 과일만 넘기는 중이다.
봉하 마을 소식은 고재열 기자를 비록한 여러 블로거들의 포스팅으로 접하고 있는데, 유시민 전 장관 사진을 볼 때 마다 가슴이 미어져서 다시 눈물이 불쑥불쑥 솟는다.
내 첫 대통령.
참 사랑했던 만큼 실망도 했던 당신이었지만 언제나 존경하는 마음은 그대로 일 겁니다.
부디 이제는 모든 고통 다 뒤로 하고 편안히 쉬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.
고인의 명복을 빕니다. ▶◀
자는 중에 울리던 전화를 받을까 말까 고민하다가 받은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친구의 말은 머리로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었다.
바로 TV를 틀었더니 속보가 흐르고 있었다.
말이 안된다.
이런 거, 거짓말이거나 꿈이다. 진짜 일 리가... 없잖아.
경찰이 사망확인 어쩌고, 검찰이, 법무장관이, 청와대가... 하며 뉴스가 끊임없이 이어진다.
듣고 싶지도, 알고 싶지도 않은 '그들'의 반응 따위.
멍하니.. 한참을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가, 분명 이 소식에 누구보다 비통해 했을 언니 모습이 떠올라 그냥 앉아 있을 수가 없어 한달음에 용산으로 달려갔다. 눈시울이 빨개진 서로를 보며 말없이 안고서 눈물을 훔쳐냈다. 긴 말 하지 않아도 심정을 충분히 알 수 있어 다시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.
그렇게 한참을 또 앉았다.
돌아오는 길에 얼핏 대한문 앞에 사람들이 있던 기억이 나서 검색을 해보니 분향소를 경찰이 철거 시켰단다. '동아일보' 의 호외를 보면서도 기가 막혔는데, (동아일보 따위가 무슨 염치로 호외를 내는건지) 그 많던 닭장차의 견들이 결국 또 일을 쳤구나 싶어 어이가 없어 웃음이 흘렀다.
검은 옷으로 갈아입고 도착한 시청역에는 여전히 경찰들이 빽빽하게 늘어서 있었고 곳곳에서 사람들의 아우성이 들려왔다. 머리가 지끈거리는 두통이 몰려오고, 오늘 하루도 그냥 못보내는 이 정부의 한심함에 치가 떨렸다.
시민들과 경찰의 실랑이가 한참이나 있은 후에야 겨우 추모 행렬에 끼일 수가 있었다. 경향신문 호외를 받아든지 2시간 여만에 분향소 앞에서 헌화를 하고 나왔다.
진절머리가 났다.
그냥 온 마음을 다해 그 분을 보내드리고 싶었을 뿐인데, 돌아서는 등 뒤에서도 계속해서 경찰과 시민들의 잡음이 끊이지가 않았다.
그 분은, 그렇게 6년이 얼마나 고되셨을까-